이스라엘, 보급품 받으러 온 가자주민에 발포…사망자 100명 넘어

입력 2024-03-01 15:13   수정 2024-03-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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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구호 물품을 받기 위해 구호 트럭에 몰려들었다가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100명 넘게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스라엘 측은 “총에 맞은 주민은 소수이며 사상자 대다수가 트럭에 치이거나 인파에 짓눌린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민간인에 대규모 피해를 준 이스라엘에 국제 사회의 비판이 잇따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응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AFP 통신 등 외신은 이날 가자지구 최대도시인 가자시티 서쪽 나부시 교차로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구호품을 실은 트럭 행렬에 몰려들었다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100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의 아슈라프 알키드라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는 주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112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반박했다. 트럭은 민간 계약업체가 운영 중이었으며, 구호품을 받으려던 군중들이 몰리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해군 제독은 “주민 간 보급품을 빼앗으려는 싸움이 발생해 수십 명이 짓밟혀 죽거나 다쳤다”며 “트럭을 호위하던 탱크들이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경고 사격을 가했고,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자 후퇴했다”고 말했다.

가자 보건부는 “이스라엘 군인이 주민을 직접 겨냥해 사격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있다”고 했다. 사고 피해자인 팔레스타인 주민 카멜 아부 나헬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곧 구호품 전달이 있을 것이란 말을 듣고, 한밤중인데도 배급처로 나갔다가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최근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민간인이 사망한 이번 사태에 대해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절박한 처지에 놓인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은 시급한 도움이 필요하다”며 “가자 북부의 포위된 지역 민간인들은 유엔의 구호품을 일주일 넘게 전달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번 사건을 ‘대학살’이라고 표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구호품을 기다리는 주민에게 총격을 가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라는 성명을 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오후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라마단(3월 10일~4월 8일)이 시작되기 전에 휴전 협상을 마무리하고자 했던 미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국경 지역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사건이 하마스와의 휴전 논의에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로 휴전 논의가 꼬일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럴 것”이라고 답하며 “아마도 다음 주 월요일(3월 4일)까지 휴전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날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풀려날 인질들의 명단을 요구했다”면서도 “아직 계획된 협상이 결실을 보게 될지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지난해 10월 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현재 3만3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7만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알렸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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